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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과 冥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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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사망

사피윳딘입니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이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뭐, 일단 공식적으로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경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자택에서 목을 맸다고 하네요.

예전에 두산그룹을 운영하다가 일명 "형제의 난" 에서 밀리면서 두산그룹에서 떠난 후, 성지건설을 인수해 운영해오는 중 사업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최근 너무나 죽음이 많아서 누군가 죽었다고 하면 가슴부터 철렁내려 앉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자살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더더욱 그런 것 같네요. 특히 최근에는 어린 소년소녀들부터 사회 저명인사들까지 자살이 너무나 흔해지다보니 누군가 자살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자꾸 답답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답답한 건 그 릴레이가 끊길 기미가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한 사람이 자살하고, 또 누군가 자살하고, 또 누군가 자살하고.... 자살하는 분들의 상황과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은 삶을 포기할 정도로 괴로웠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그런 분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도 똑같이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있는 사람은 있는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대로 똑같이 괴로워하고 있죠. 문제는 그 괴로움을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겠죠. 

"너는 나보다는 훨씬 낫지 않느냐?"

... 글쎄요. 나을까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두산 건설 전 회장 정도면 저보다는 훨씬 월등하게 행복했어야 할텐데 저는 살아있고 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노 전 대통령도, 정몽헌 회장도, 최진실씨도, 장국영씨도 저보다는 훨씬 훌륭하시고 저보다는 훨씬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신 분들인데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살아있습니다.

저는 그분들보다 행복할까요? 적어도 비난을 그분들보다 덜 받으니까 행복할까요? 하지만 돈은 그분들이 훨씬 많았을텐데? 돈이 많으니까 더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으니까 더 행복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그냥 머릿속이 복잡해지네요.

다만, 행복이라는 건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만 듭니다. 돈이 많아도,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그것이 행복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아요.

어쨌든 솔직히 이제는 어느 누구도 자살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랑스러운 어린 학생들도, 우리 아름다운 청년 처녀분들도, 우리 멋진 형님 누님들도, 우리 듬직한 아버님 어머님들도, 우리 존경하는 할아버님, 할머님들도.... 어느 누구에게도 부디 자살에 이를 정도의 괴로움이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비록 그 바램이 부질없다는 걸,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지라도....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인생 그래프

사피윳딘입니다.

dapi님 이글루에서 트랙백했습니다.

사실 스킬님 이글루에서 봤습니다만... 뭐, 오랜만에 즐거운 테스트다 싶어서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는....

무슨 놈의 인생이 이렇게 파란만장하냐.... (..........)


..... 뭐, 할말이 없습니다.... (.............)

참고로 하시는 곳은 여기를 누르시면 됩니다(일본어입니다만, 공란에 자기 이름만 넣으시면 됩니다. 한글도 됩니다).

그럼....

안녕히... 동춘 서커스단....

사피윳딘입니다.

오늘 아침에 인터넷에 들어와서 뉴스를 뒤적거리고 있다가 동춘 서커스단 해체 관련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관련뉴스는 여기입니다.

사실 제 경우는 그나마 어린이 대공원 옆에서 4년간 살았기 때문에 동춘 서커스를 볼 기회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대공원에 계속해서 상설 천막이 있었거든요.

가장 최근에 동춘 서커스를 보러 갔던 때가 약 3년 전, 그러니까 시리아로 떠나기 약 반달 전쯤 될 때였습니다. 그 때 마감을 어찌어찌 마치고 머리 좀 식히고 싶어서 어린이 대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귀여운 여자 아이들이 천막 앞 놀이터에서 화장을 한 채로 놀고 있더군요. 그리고 놀이터 바로 건너편에는 바로 동춘 서커스의 천막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곡예사라는 건 바로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사실 아무리 어린이 대공원이라도 아이들끼리 화장 진하게 하고 놀이터에서 논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죠. 하지만 아이들다운 천진함은 화장으로도 지워지지 않더군요. 흙장난하면서 노는 모습이 참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렇게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단장 아저씨가 부르자 노는 걸 중단하고 들어가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서커스를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일은 다 마쳤겠다. 사실 시간도 넉넉했죠.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동춘 서커스 천막에 들어섰습니다.

... 하지만 들어가서 천막 안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도요. "정말 공연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관객 7명을 위해 공연을 했다... 라는 뉴스도 있었는데요. 네, 제가 갔을 때도 약 10명 정도의 관객 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아까 봤던 아이들이 무대 근처에 보이더군요. 솔직히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냥 좀 철렁했습니다. 그 아이들... 이미 사람이 없는 것이 익숙한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이 좀 아려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춘 서커스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그 천막이 참 답답해보이더군요.

그리고, 10명 정도의 관객 앞에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저희 동춘 서커스를 위해 기부해주셨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연하겠습니다" 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단 10명 앞에서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공연.... 인원이 적어서 신바람도 나지 않을 공연이었지만.... 곡예사들의 공연은 여전히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이들의 실력은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도 녹슬지 않았구나. 내가 어릴적 봤던 그 멋지고 그 훌륭하던 서커스구나... 아까 봤던 아이들은 그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잘도 날아다니고... 원통 위에서 가볍게 중심 잡던 그 재미있던 서커스 그대로구나.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 공연은 어느새 빨리도 끝나버렸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습니다. 한장이라도 찍어서 이걸 인터넷에 올렸어야 하는데.... 뒤늦게나마 싸구려 폰카를 꺼내 "이거라도" 하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제대로 찍힌 건 한 장도 없었을 뿐더러 - 폰카로는 곡예사들의 움직임을 도저히 잡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조명도 어두컴컴. -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건전지는 깔끔하게 떨어져버리더군요.

... 천막 밖으로 나오면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와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나왔습니다만.... 결국 그 이후 시리아로 떠나버린 덕분에 그 다짐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동춘 서커스가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네요. 이 뉴스를 읽으니 참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치솟아오네요. 뭔가 소중한 것이 하나 떠나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예전 공연 때 관객 수가 1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상황을 보면서 어느 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어요. 도리어 그 때부터 벌써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으니 생각보다는 오래 버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실제로 뉴스를 보니 4억원 정도의 빚을 졌다고 하시네요.

... 솔직히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단장님도, 그리고 그곳에서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곡예사 여러분도 그 때 봤던 그 귀여운 아이들도 이제는 헤어져야겠죠. 하지만 어찌 보면 이제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그 고생이 끝날 때가 왔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약간은 듭니다.

하지만, 아쉽네요. 아쉬운 마음이 사실 더 많습니다. 이제는 다시 그 공연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이제 11월 15일 청량리 시장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그 공연... 그 때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되도록이면 가봐야겠습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공연을.... 마지막이니까 꼭 한번 보고 싶네요.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되뇌이고 싶습니다. "안녕히... 동춘 서커스단....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라고요.

스킨 2.0으로 변신 중입니다.

사피윳딘입니다.

그동안 사용해오던 BUBBLE 스킨이 드디어 2.0으로 나왔길래 한번 갈아타봤습니다. 사실 그동안 쓰고 싶은 위젯도 있었지만 공간이 없기도 했고 좀 사용하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1.0 사용하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현재 사용하던 스킨이 나왔으니 한번 사용해봐야죠.

그런데 솔직히 바꾸고 나서 좀 많이 어색합니다.

일단 가독성이 1.0 에 비해 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솔직히 좀 본문 글씨를 약간 키우거나 줄 간격을 좀 늘리고 싶은데 전문가 모드로 들어가니.... 머어어어어엉..... (............)

오히려 1.0 때가 왠지 더 스킨 수정하기가 더 편한 듯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래도 외부 위젯!! 외부 위젯!! 을 외치면서 그래도 고쳐봤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용하던 것과 다르니 많이 어색합니다.

무엇보다 답답한 건.... 1.0 스킨에는 기본으로 있던 add link / egloos / config 부분이 없어져서 꼭 네비바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항상 저는 이글루 관리에 그걸 통해서 들어가다보니 아무래도 좀 답답합니다.

물론 제가 아닌 다른 분들이 들어오시면 네비바 오른쪽 아래에 뜨긴 하더군요.

하지만 역시 이글루 관리하기 위해 네비바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역시 단점이네요.

.... 혹시 이 부분 어떻게 해결 방법 아시는 분 계시나요?

우우우우.... 어려워요. 어려워요.... ㅜㅜ

사피윳딘의 시리아 생존기 - 시리아 사람 한국 오다

사피윳딘입니다.

오랜만의 시리아 생존기입니다만... 사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바로 시리아 사람의 한국 생존기? 라고 할까요?

넵. 사실 얼마전 시리아에서 저희 아랫집에 살았던 시리아 친구가 한국에 왔습니다. 제가 시리아에 있을 때는 그 친구가 저한테 도움을 많이 줬는데,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되어버렸죠. 물론 그 때는 저랑 그 친구랑 붙어 살았지만 지금은 그 친구는 목동, 저는 잠실... 아아,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그래도 며칠 전 그 집에 가서 한국어 교습 사이트랑 책 선물로 주고 오긴 했습니다만....(..........)

그러다보니 한번 이 친구 입장에서 한국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겠더군요. 이 친구 입장에서 한국에서 어버버할만한 물건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시리아 이야기도 나올테니까 말이죠. 그런고로 지난번에 이 친구 만났을 때 한 이야기를 가지고 한번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이 친구가 한국에 와서 가장 답답해 했던 일은 우선 핸드폰 개통 문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이 친구가 초청 입국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지라 한국에서 경제 생활을 할 수가 없죠. 따라서 나중에 유학용 거주 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리아는 입국 비자만으로 핸드폰 개통이 가능한데 한국은 왜 안 되는거냐?" 라고 하더군요. 사실 뭐,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이 없는지라 그냥 "한국이 워낙 불법체류자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라고 대충 이야기해주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꽤 불편해보이는 것 같더군요.

사실 핸드폰 개통이니 은행 계좌 개통 같은 부분은 확실히 시리아가 편하긴 합니다. 여권만 있으면 핸드폰 개설이 가능하니까요. 비자는 당연히 들어올 때 받은 입국 비자로 가능하고요. 은행 계좌 개설도 몇몇 은행은 여권만 있으면 계좌 개설 가능합니다. 그것도 무려 외화 계좌 개설까지 가능하죠.

물론 인터넷 개설 같은 경우, 외국인은 보증금을 따로 더 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만, 솔직히 시리아에서 사는데 그렇게 어렵다... 라고 느낀 점은 크게 없었습니다. 비자도 여행 비자 만으로도 대부분의 시리아 생활이 지장없이 가능한지라 굳이 거주 비자 받지 않아도 문제없었고요(물론 거주 비자가 없다면야 생활하는데 돈은 좀 더 들긴 합니다만, 학생이라면 어느 정도 경감해주는 것들이 꽤 많은지라... 대신 거주 비자 얻으면 시리아인과 똑같은 취급을 해주죠).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시리아는 참 외국인이 살기 좋은 나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막상 살기 시작하면 아랍 특유의 느릿느릿한 문화 때문에 성질 급한 한국인은 참 답답하겠습니다만.... 익숙해지면 그것도 괜찮아지고요.

하지만 반대로 이 친구 입장에서는 그게 또 불편한 이유 중 하나죠. 넵, 이 친구가 느낀 두번째 불편한 점은 바로 "한국인들은 도대체 왜 그렇게 바쁜 거야?" 라는 겁니다.

사실 한국에서 살다보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그렇게 자주 연락하기는 어렵죠. 비록 전화 한 통이라고 해도 솔직히 "어, 지금 이 사람 바쁠 시간인데" 하고 생각하면 섣부르게 전화를 걸기가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전화를 그리 많이 하는 타입이 아닌지라 아무리 친해도 용무가 없으면 전화를 하지 않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아랍 사람들은 다릅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전화는 물론, 자주 방문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죠. 장사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도 자기 가게 비워놓고 남의 가게 놀러가서 차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경우가 상당히 허다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가게 비워놓을 수가 없어서 식사도 배달로 시켜먹거나 교대로 식사하러 가는 걸 생각하면 순종 시리아인인 이 친구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모양입니다.

제가 한국 회사에서는 잠깐 개인적인 전화하는 것도 상당히 안 좋게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그럼 퇴근 뒤에 지하철 같은데서 10분 정도만 해도 되지 않겠냐....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제가 말하길.... "너 우리 교수님 몇 시에 나가서 몇 시에 들어오는지 알지 않냐." 라고 하니까 납득을 하더군요.

.... 사실 요즘에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합니다만.... 한국 사람들 정시에 퇴근하는 경우 그렇게 많지 않죠. 아무래도 정시 퇴근은 눈치가 보이는 경우도 많고 일이 많을 때는 당연히 야근이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 정시에 퇴근하시더라도 최근에는 투잡 하시거나 학원 다니시는 분들도 많다보니 솔직히 만만치가 않죠.

거기에 그렇게 끝나고 지하철이나 차 타고 돌아오면 이미 온 몸은 만신창이인지라 지인에게 용무 없이 그냥 전화 걸어서 수다 떨기도 뭐하고요. 여성분들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만.... 남성분들은 애당초 그럴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많죠. 그냥 피곤해 죽겠으니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다... 라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하지 가족이나 친구한테 전화한다... 라는 생각은 대부분 못 하실 걸요? 그리고 아마 그 친구도 피곤할텐데... 하고 전화 안 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시리아도 물론 기본이 투잡, 쓰리잡이긴 합니다만 일하는 도중에 자기 일 해도 그렇게 심하게 터치하는 문화가 아니다보니 지인과 업무 중에 잠시 수다 떨 시간도 잘 허락하지 않는 한국 문화에 좀 답답해하는 느낌입니다. 이 친구 입장에서 보면 시리아에 있을 때는 심심하면 친구네 놀러가서 차 마시면서 열심히 수다를 떨었는데 여기서는 친구 집이 너무나 멀리 있고(지하철로도 1시간, 다마스커스는 세르비스로 1시간이면 길 안 막히면 시내 어디든 대부분 갈 수 있죠) 대중교통도 워낙 복잡 무비해 "뭐야, 이거 무서워" 수준이니 함부로 밖에 나가기도 어렵고.... 하니 아무래도 답답하겠죠.

여기서 세번째 답답한 점이 바로 대중교통입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야 "한국처럼 대중교통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다고!!" 라고 말씀하시겠지만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학습해야 할 것도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택시 가격 비싼 나라에서는 대중교통이 거의 필수급인데 그 필수 사항을 위해 학습할 것이 많다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죠.

뭐, 사실 저도 처음에 일본 갔을 때 그 JR이다 시테츠다 요금 따로 내야한다 쾌속 탔다가 어디서 내려서 일반으로 갈아타야 한다 등등 엄청 복잡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지라 - 저는 그 때 일본어 할 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 그 친구의 불편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역시 음식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사실 이 친구도 순종 시리아인인지라 아랍 음식 이외에는 먹어보지를 못했죠. 거기에 이 친구 어머니 음식 솜씨가 워낙 훌륭한지라 입맛도 좀 비싼 편이고요. 그러다보니 한국 음식은 입에도 대보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전에 한국식 밥과 음식을 몇번 해준 적이 있었는데 결국 이 친구 시리아 음식만 먹더군요.

밥도 시리아식으로 기름에 볶은 것이 아니면 입에도 못 대는지라 - 도리어 그 어머니는 한국산 전기 밥솥에 지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만 - 지금도 매 끼니 때마다 참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예전에 로오나님께서 소개해주셨던 시리아 음식점 실크로드를 소개해줬습니다만....

.... 하필 현재 내부수리중.... (...................)

뭐,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한국 사람들도 외국 나가면 음식 안 맞아서 김치 찾으시는 분들 많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얼른 한국 음식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천천히 익숙해지겠다고 하더군요. 뭐, 그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현재 그 친구가 느끼는 모든 어려움들은 차차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 나아질 것들이긴 합니다. 비자 문제도 뭐 나중에 제대로 비자가 나오면 해결될 문제들이긴 하죠.

다만, 이 친구가 현재 느끼는 불편함들이 대부분 제가 처음 외국 나갔을 때 느꼈던 문제였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많은 분들이 처음 외국 나가셨을 때, 그리고 많은 외국인들이 처음 한국 들어왔을 때 느낄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부분을 가장 고려하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나라가 관광 대국으로서의 입지를 빨리 굳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간단하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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