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공지에서 트랙백했습니다.
오늘.... 퇴근한 후 공지를 읽고 나서 잠이 싹 달아나버렸습니다. 그만큼 저로서도 충격이 상당히 큽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자본주의 시대에 당연한 일이라고 이해를 하고는 있습니다만.... 솔직히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제 메일 주소는 youngsus@netsgo.com 입니다. 네, 이미 몇년전에 사라졌던 SK의 서비스인 넷츠고의 메일 아이디죠. 서비스는 사라졌지만 저는 아직도 이 메일 주소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MSN 주소 역시 저 메일 주소를 고집하고 있을 정도로 제가 저 메일 주소에 가지는 애착은 상당히 큽니다.
제가 처음으로 윈삭을 건드리고 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게 된 것이 바로 넷츠고 덕분이었습니다. 그 전에야 PC통신에서만 놀아서 인터넷에 대해 조금은 두려움까지 가지고 있었던 저였습니다만 넷츠고와의 만남을 계기로 인터넷의 바다에 첫발을 내딛었죠. 그리고 제가 가장 처음 가진 메일 주소가 바로 저것이었습니다. 물론 PC통신에서 쓰던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역시 메일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어차피 다들 내부 메일(인터넷 메일이 아니죠)만 받았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 인터넷 메일이라고 하면 넷츠고가 가장 처음 사용한 메일입니다.
하지만, 네이트가 생기고.... 그 네이트에 넷츠고가 합병되었을 때는.... 정말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뭐, 같은 회사니까....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 어렵사리 납득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넷츠고를 잊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메일 주소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네이트를 메인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감정적인 문제였겠죠. 하지만 지금도 전 넷츠고의 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겉 껍질 뿐인 주소라고 해도 말이죠.
그렇지만, SK는 그 이후.... 몸집을 불리기 위해 메인 포털인 네이트에 유망한 사이트들을 인수해 그 부속 서비스로 합병하는 방식으로 서서히 덩치를 불려가더군요. 라이코스를 인수해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싸이월드를 인수해 미니홈피 서비스를 강화했죠. 라이코스의 경우는 이미 엠파스나 구글 등의 공세에 밀려 그리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싸이월드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아시다시피 미니홈피와 도토리등의 서비스로 일약 최고의 사이트로 거듭나게 되었죠.
하지만, 그 상업성이 유저들의 반감을 사는 결정적인 원인이 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SK가 지금까지 스스로 키워온 서비스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SK가 네이트를 키워온 방식은 거의 대부분 인수 합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유저들은 자신들이 키워온 터전을 고스란히 SK가 가져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죠. 그리고 그 터전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 네이트를 절대로 곱게 볼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SK이기 때문에 SK가 유저들과 유저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그 터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그리 희망적으로 보기가 어려운 겁니다.
솔직히 이번 SK와의 합병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예전 싸이월드의 약관 파동을 떠올리셨을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아마 지금 유저들이 이 정도로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SK에게 자신의 소중한 글을 맡길 수 없다." 라는 것일테죠. 솔직히 저도 그런 심정입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이해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하지만, 역시 감성적으로는 SK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글루스라면 기꺼이 적었을 제 글들도.... SK의 서비스가 될 이글루스에는 적고 싶지 않다... 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글루스의 블로그 서비스는 훌륭합니다. 이 정도로 유저들에게 믿음을 주었던 서비스는 정말 없었습니다. 유저들과 운영진과의 피드백 역시 상당히 빨랐고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재빨리 캐치해주었던 운영진 여러분들 덕분에 "이글루스는 믿을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졸문인 이집트 체류기나 아랍 이야기 같은 글도 이글루스였기에 마음껏 쓸 수 있었죠. 그리고, 부끄럽게도 이글루스 피플까지 되어 팔자에도 없는 인터뷰까지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블로거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프에서 만나뵙기도 하면서 친분을 나누기도 했죠. 솔직히 2년 동안의 제 이글루스 생활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SK와의 합병 이야기를 보고 나서.... 저는 예전 넷츠고가 사라질 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싸이월드가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였을 때의 그 아늑함이 미니홈피의 "펌" 열풍으로 사라졌을 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 첫 블로그였던 이글루스도 SK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사귀었던 많은 블로거 여러분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이글루스의 아늑함도.... 이렇게 곧 사라질 예감이 듭니다. 그동안 SK 덕분에 많은 아늑한 전뇌공간들을 잃었기 때문에 그런 불길한 예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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