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윳딘입니다.
오늘 아침에 인터넷에 들어와서 뉴스를 뒤적거리고 있다가 동춘 서커스단 해체 관련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관련뉴스는 여기입니다.
사실 제 경우는 그나마 어린이 대공원 옆에서 4년간 살았기 때문에 동춘 서커스를 볼 기회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대공원에 계속해서 상설 천막이 있었거든요.
가장 최근에 동춘 서커스를 보러 갔던 때가 약 3년 전, 그러니까 시리아로 떠나기 약 반달 전쯤 될 때였습니다. 그 때 마감을 어찌어찌 마치고 머리 좀 식히고 싶어서 어린이 대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귀여운 여자 아이들이 천막 앞 놀이터에서 화장을 한 채로 놀고 있더군요. 그리고 놀이터 바로 건너편에는 바로 동춘 서커스의 천막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곡예사라는 건 바로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사실 아무리 어린이 대공원이라도 아이들끼리 화장 진하게 하고 놀이터에서 논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죠. 하지만 아이들다운 천진함은 화장으로도 지워지지 않더군요. 흙장난하면서 노는 모습이 참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렇게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단장 아저씨가 부르자 노는 걸 중단하고 들어가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서커스를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일은 다 마쳤겠다. 사실 시간도 넉넉했죠.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동춘 서커스 천막에 들어섰습니다.
... 하지만 들어가서 천막 안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도요. "정말 공연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관객 7명을 위해 공연을 했다... 라는 뉴스도 있었는데요. 네, 제가 갔을 때도 약 10명 정도의 관객 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아까 봤던 아이들이 무대 근처에 보이더군요. 솔직히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냥 좀 철렁했습니다. 그 아이들... 이미 사람이 없는 것이 익숙한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이 좀 아려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춘 서커스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그 천막이 참 답답해보이더군요.
그리고, 10명 정도의 관객 앞에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저희 동춘 서커스를 위해 기부해주셨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연하겠습니다" 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단 10명 앞에서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공연.... 인원이 적어서 신바람도 나지 않을 공연이었지만.... 곡예사들의 공연은 여전히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이들의 실력은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도 녹슬지 않았구나. 내가 어릴적 봤던 그 멋지고 그 훌륭하던 서커스구나... 아까 봤던 아이들은 그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잘도 날아다니고... 원통 위에서 가볍게 중심 잡던 그 재미있던 서커스 그대로구나.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 공연은 어느새 빨리도 끝나버렸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습니다. 한장이라도 찍어서 이걸 인터넷에 올렸어야 하는데.... 뒤늦게나마 싸구려 폰카를 꺼내 "이거라도" 하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제대로 찍힌 건 한 장도 없었을 뿐더러 - 폰카로는 곡예사들의 움직임을 도저히 잡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조명도 어두컴컴. -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건전지는 깔끔하게 떨어져버리더군요.
... 천막 밖으로 나오면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와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나왔습니다만.... 결국 그 이후 시리아로 떠나버린 덕분에 그 다짐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동춘 서커스가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네요. 이 뉴스를 읽으니 참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치솟아오네요. 뭔가 소중한 것이 하나 떠나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예전 공연 때 관객 수가 1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상황을 보면서 어느 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어요. 도리어 그 때부터 벌써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으니 생각보다는 오래 버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실제로 뉴스를 보니 4억원 정도의 빚을 졌다고 하시네요.
... 솔직히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단장님도, 그리고 그곳에서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곡예사 여러분도 그 때 봤던 그 귀여운 아이들도 이제는 헤어져야겠죠. 하지만 어찌 보면 이제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그 고생이 끝날 때가 왔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약간은 듭니다.
하지만, 아쉽네요. 아쉬운 마음이 사실 더 많습니다. 이제는 다시 그 공연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이제 11월 15일 청량리 시장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그 공연... 그 때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되도록이면 가봐야겠습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공연을.... 마지막이니까 꼭 한번 보고 싶네요.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되뇌이고 싶습니다. "안녕히... 동춘 서커스단....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라고요.
오늘 아침에 인터넷에 들어와서 뉴스를 뒤적거리고 있다가 동춘 서커스단 해체 관련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관련뉴스는 여기입니다.
사실 제 경우는 그나마 어린이 대공원 옆에서 4년간 살았기 때문에 동춘 서커스를 볼 기회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대공원에 계속해서 상설 천막이 있었거든요.
가장 최근에 동춘 서커스를 보러 갔던 때가 약 3년 전, 그러니까 시리아로 떠나기 약 반달 전쯤 될 때였습니다. 그 때 마감을 어찌어찌 마치고 머리 좀 식히고 싶어서 어린이 대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귀여운 여자 아이들이 천막 앞 놀이터에서 화장을 한 채로 놀고 있더군요. 그리고 놀이터 바로 건너편에는 바로 동춘 서커스의 천막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곡예사라는 건 바로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사실 아무리 어린이 대공원이라도 아이들끼리 화장 진하게 하고 놀이터에서 논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죠. 하지만 아이들다운 천진함은 화장으로도 지워지지 않더군요. 흙장난하면서 노는 모습이 참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렇게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단장 아저씨가 부르자 노는 걸 중단하고 들어가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서커스를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일은 다 마쳤겠다. 사실 시간도 넉넉했죠.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동춘 서커스 천막에 들어섰습니다.
... 하지만 들어가서 천막 안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도요. "정말 공연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관객 7명을 위해 공연을 했다... 라는 뉴스도 있었는데요. 네, 제가 갔을 때도 약 10명 정도의 관객 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아까 봤던 아이들이 무대 근처에 보이더군요. 솔직히 그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냥 좀 철렁했습니다. 그 아이들... 이미 사람이 없는 것이 익숙한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이 좀 아려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춘 서커스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그 천막이 참 답답해보이더군요.
그리고, 10명 정도의 관객 앞에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저희 동춘 서커스를 위해 기부해주셨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공연하겠습니다" 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단 10명 앞에서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공연.... 인원이 적어서 신바람도 나지 않을 공연이었지만.... 곡예사들의 공연은 여전히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이들의 실력은 사람들의 외면 속에서도 녹슬지 않았구나. 내가 어릴적 봤던 그 멋지고 그 훌륭하던 서커스구나... 아까 봤던 아이들은 그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잘도 날아다니고... 원통 위에서 가볍게 중심 잡던 그 재미있던 서커스 그대로구나.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 공연은 어느새 빨리도 끝나버렸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습니다. 한장이라도 찍어서 이걸 인터넷에 올렸어야 하는데.... 뒤늦게나마 싸구려 폰카를 꺼내 "이거라도" 하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제대로 찍힌 건 한 장도 없었을 뿐더러 - 폰카로는 곡예사들의 움직임을 도저히 잡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조명도 어두컴컴. - 몇 장 찍지도 못했는데 건전지는 깔끔하게 떨어져버리더군요.
... 천막 밖으로 나오면서 나중에 꼭 한번 다시 와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나왔습니다만.... 결국 그 이후 시리아로 떠나버린 덕분에 그 다짐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동춘 서커스가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네요. 이 뉴스를 읽으니 참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치솟아오네요. 뭔가 소중한 것이 하나 떠나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예전 공연 때 관객 수가 1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상황을 보면서 어느 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어요. 도리어 그 때부터 벌써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으니 생각보다는 오래 버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실제로 뉴스를 보니 4억원 정도의 빚을 졌다고 하시네요.
... 솔직히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단장님도, 그리고 그곳에서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곡예사 여러분도 그 때 봤던 그 귀여운 아이들도 이제는 헤어져야겠죠. 하지만 어찌 보면 이제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그 고생이 끝날 때가 왔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약간은 듭니다.
하지만, 아쉽네요. 아쉬운 마음이 사실 더 많습니다. 이제는 다시 그 공연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이제 11월 15일 청량리 시장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그 공연... 그 때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되도록이면 가봐야겠습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공연을.... 마지막이니까 꼭 한번 보고 싶네요.
그리고 조용히 속으로 되뇌이고 싶습니다. "안녕히... 동춘 서커스단....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라고요.
at 2009/10/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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