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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과 冥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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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치킨 애호가의 최후 2-2 - 부제 : 그림의 떡

사피윳딘입니다.

진짜 이걸로 글 3개를 우려먹게 될 줄은 진정 몰랐습니다.... (...............)

그러니까... 혹시나 왜 이 글이 쓰여지게 되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상황이 적힌 글을 가지고 정리를 해보자면.....

발단 : 한 치킨 애호가의 최후 - 한줄 요약 : 속 안 좋은데 엄청 매운 불닭 먹고 침몰

전개 : 어느 치킨 애호가의 최후 2-1 - 한줄 요약 : 불닭 때문에 속 안 좋은데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생고생

절정 : 어느 치킨 애호가의 최후 2-2 - 바로 이 글(요약은 스포일러가 되는지라 피하죠)

결말 :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한줄 요약 : 이후 며칠동안 음식도 못 먹을 정도로 낑낑 앓았음

상황 전개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렇게 염두에 두시고... 마지막편(응?)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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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에서 급한 용무를 해결한 현재 시간은 6시 30분 경. 약속 장소는 신논현역 3번 출구.

몸 상태 최악인 상황에서 자전거로 테헤란로를 거슬러 올라가던 저는 진행로를 대로에서 골목 쪽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철물점" 을 찾기 위해서죠.

일단, 자전거 자물쇠가 고장난 현 상황에서는 쇠사슬과 자물쇠를 사는 것이 가장 나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철물점이 테헤란로에 있을 확률은 거의 없었으니 진행로는 당연히 골목으로 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니.....

"오르막이다....."

선릉역에서 역삼역 사이의 길은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이죠. 특히 르네상스 호텔 교차로에서 역삼역 사이의 구간에서 경사가 급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골목도 마찬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죠. 오히려 골목 쪽 오르막의 경사가 약간 더 심한 상황이었습니다.

몸 상태가 괜찮았다면 나름대로 기어 돌려놓고 타고 올라갈 수 있을 정도는 되었겠지만..... 언제 배가 요동칠지 모르는 현 상황에서는 내려서 걸어가는 것이 안전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저는 내려서 자전거를 밀면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상태가 완전 엉망인 상태에서 자전거를 밀어서 그런지 그 날 따라 자전거가 너무 무겁더군요.

등에 맨 배낭에 있는 노트북은 또 왜 그 날 따라 그렇게 무겁던지.....

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상인 역삼역 부근까지 도착했을 때.... 저는.....

구토를 시작했습니다(.....................).

고작 그거 올라와놓고 구토까지는 오버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 근데 하더라고요.

다행히 차도 가장자리에 있는 하수구에 하긴 했습니다만..... 이미 속은 완전 피폐, 그 자체였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부터는 내리막이라는 것.

하지만, 아직 철물점을 찾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가야 할 길은 역시 골목.

그렇게 저는 역삼역 근처 골목을 뒤지던 저는 결국....

"찾았다."

네, 가까스로 찾아냈습니다. 철물점.

들어가보니 아주머니가 계시더군요.

"아주머니. 저기 쇠사슬 구할 수 있을까요?"
"몇 미터?"
"으음... 한 1미터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기다려요."

넵?

"아저씨가 오셔야 자를 수 있어요. 지금 잠깐 나갔어요."

.... 오 마이 갓.

약속 시간은 7시. 지금 시간은 6시 50분 정도.

이미 시간 맞추기는 글러버린 상황에서..... 기다리라고요?

아.... 안 돼!!!

그렇게 패닉에 빠지려는 바로 그 순간!!!

"펩시맨~~~~"

다시 울리는 전화기.

이번에는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던 시리아 친구였습니다.

"응. 어디야?" (주 : 제가 연상입니다)
"나 지금 역 출구에요. 어디에요?"

.... 이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빨리 도착한 거야!!!

"나, 늦을 것 같아. 한 30분쯤"

....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여기까지가 내 한계였어..... ㅜㅜ

"알았어요. 기다릴께요."

.... 크흐흐흑...... (..................)

결국 저는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

무려 1시간 30분 전에 나왔는데....... 그렇게 나왔는데.......

지각이라니!! 내가 지각이라니!!! 아... 안 돼. 김두한 네 이놈(응?).

결국 저는 아저씨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어라? 이건?"

진열대 안에 있던 자전거 전용 자물쇠를 발견했습니다. 번호 맞춤식으로 되어 있는 그런 자물쇠 말이죠.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었죠.

"이거 얼마에요?"
"10000원인데요?"

.... 비싸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5000원짜리 같은데.....!!!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지금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니까요.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저기, 이거 비밀번호 세팅 어떻게 해요?"
"모르겠는데요. 그건 아저씨가 알아요."

.... 결국 아저씨 기다려야 한단 말입니까...... (...............)

.... 그렇게, 결국 저는 아저씨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

결국 7시는 넘어버렸고.... 아저씨가 돌아오시자마자 저는 가까스로 비밀번호를 세팅한 후 목적지를 향해 떠나려고 했... 습니다만....

"크와아아아아아아앙"

사피윳딘은 다시 울부짖었습니다.

.... 네, 배탈님이 오셨습니다(......................).

"저, 저기 아저씨. 화장실.... 쓸 수 있을까요?"

.... 그렇게 다시 저는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20분 후....

"아, 사피윳딘 오빠!!"
"야!! 왜 이렇게 늦었어!!!"

.... 가까스로 신논현역 3번 출구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요.

시리아 학생회 모임은 거의 반년에 한번씩 있는데요. 지난번 모임에는 많이들 안 왔던지라 1년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았죠.

자전거 끌고 숨을 헐떡이면서 나타낸 제 모습에 다들 많이 놀라더군요. 사실 시리아에서는 운동을 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던지라(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많이들 놀랐던 것 같습니다.

"야!! 자전거 끌고 온거야!! 그러니까 늦지!!!"

1시간 30분 전에 나왔는데요.... 나도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 몰랐음.... (.............)

"우와. 얼굴 하얗다. 한국 사람 다 되셨는데요?"

.... 힘들어서 하얗게 질린 것이죠.... (..............)

뭐, 어쨌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 후에.... 모임 장소인 곱창집으로 향했습니다.

곱창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열심히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구토와 설사를 반복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부탁받은 비행기표 검색도 함께 했죠.

이윽고, 주문했던 곱창이 도착했습니다.


이것이 그 날 나왔던 곱창이었죠.... 새빨간 양념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ㅜㅜ


같이 나왔던 꼬마 주먹밥입니다. 앙증맞게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였죠.


계란말이입니다. 한국 음식에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은 시리아 친구를 위한 음식이었죠.

.... 하지만, 저는.....

먹을 수 없어요!! (크흐흐헉)

속은 이미 여러번의 화장실 출입으로 인해 만신창이인 상태.

.... 도저히 먹을 수가 없겠더만요. (크흐흐흐헉)

"조금이라도 먹지 그래."

그랬다가는 또 이성을 잃고 먹을 것 같아..... ㅜㅜ

결국 저에게는 이 모든 음식들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제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물 뿐.

부러운 눈길로 다른 사람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물만 홀짝일 수 밖에 없었죠.

2차 때는 더 힘들었습니다.


이 분이랑....


이 분.

무려 맥주님. 치킨님. 맥주님. 치킨님. 맥주님. 치킨님.

치킨 애호가로서.... 이 분들을 영접할 수 없는 슬픔은......

.... 아아아아아아아........ ㅜㅜ

역시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

아니, 그림의 떡보다 더해요. 냄새 나잖아..... ㅜㅜ

거기에 밤이 깊어감에 따라 졸립기도 하고..... ㅜㅜ

밥을 안 먹었으니 온 몸은 으슬으슬 떨리고..... ㅜㅜ

계속 물만 먹으면서 버텼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은 힘들겠더만요.

결국 저는 작별을 고한 후,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다행인 것은.... 올 때는 거의 내리막길인데다.... 아까만큼 파란만장하지는 않았다는 점.

.... 뭐, 그냥 중간에 주유소 화장실에 몇번 들린 것 빼고..... (................)

결국 집에 돌아온 후.... 저는 그대로 뻗어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식사도 못하고 낑낑 앓을 수 밖에 없었죠.

이렇게 제 기나긴 뻘짓 여행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 진짜 어쩌다 이렇게까지 뻘짓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에요....

.... 정말 힘들었습니다...... 힘들었어요.....(먼 산)

추신 1 : 비행기 표는 결국 못 구했습니다.

추신 2 : 다음 날 면접은 나가긴 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군요.




덧글

  • 슈르 2010/12/27 21:20 # 답글

    눈에서 땀이 흐릅니다....ㅠㅠ 지금은 좀 괜찮으신지요ㅠㅠ
  • 사피윳딘 2010/12/27 23:38 #

    네. 지금은 괜찮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낑낑 앓다가 이제 겨우 살아났어요. ㅜㅜ
  • 2010/12/27 21: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피윳딘 2010/12/27 23:38 #

    후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
  • Jes 2010/12/27 22:49 # 답글

    재앙으로 시작해서 테러로 끝나다.
  • 사피윳딘 2010/12/27 23:39 #

    훌륭한 요약이시네요... 네. 딱 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ㅜㅜ
  • 리리안 2010/12/27 23:55 # 답글

    우와 먹을 것을 눈 앞에 두고 못 드시다니...재앙의 연속이군요;;
  • 사피윳딘 2010/12/28 05:13 #

    네. 정말 재앙의 연속이었습니다... ㅜㅜ
  • 여행유전자 2010/12/28 00:59 # 답글

    축성탄 종합재앙세트. 정신이 혼미합니다 ㅎㅎㅎ
  • 사피윳딘 2010/12/28 05:13 #

    정말 종합 재앙세트죠.... ㅜㅜ
  • 레이오네 2010/12/28 01:02 # 답글

    나도 울고 전미도 울었다 ㅠㅠ
  • 사피윳딘 2010/12/28 05:13 #

    우와아아아앙.... ㅜㅜ
  • 별빛사랑 2010/12/28 07:48 # 답글

    ..........어질..
  • 사피윳딘 2010/12/28 07:57 #

    저도 저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어지러워요... ㅜㅜ
  • Defenser 2010/12/28 08:34 # 답글

    으아아아앙 치킨을 두고 구경이라니
    안좋은일은 한번에 온다더니 정말인듯
    뉴뉴
  • 사피윳딘 2010/12/28 08:34 #

    네... 확실히 안 좋은 일은 한번에 오는 것 같습니다. ㅜㅜ
  • 휴메드슨 2010/12/28 09:20 # 답글

    몸이 아프지만 그때는 마음이 더 아팠겠습니다
  • 사피윳딘 2010/12/28 09:31 #

    네... 몸도 마음도 쓰리더군요... ㅜㅜ
  • 듀란달 2010/12/28 09:39 # 답글

    우와아, 위장 약한 저로서는 글만 봐도 눈에서 땀이 나는군요.
  • 사피윳딘 2010/12/28 09:45 #

    저는 위장만큼은 강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좀 자제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ㅜㅜ
  • 카군 2010/12/28 09:44 # 답글

    속이 안좋아도 강제적으로 먹는게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영양가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게 더 빨리 나아요..
    구토하고 배변으로 다 쏫아내도 저는 먹어요 -ㅅ-;
  • 사피윳딘 2010/12/28 09:46 #

    그런가요.... 그런데, 쓰러져 있을 때는 진짜 죽어도 못 먹겠더라고요.... ㅜㅜ
  • 라인젤 2010/12/28 12:23 # 답글

    아..... 진짜 눙물이 나는군요 ㅠㅠㅠ
  • 사피윳딘 2010/12/28 12:43 #

    진짜 눈물이 나는 상황이었죠... ㅜㅜ
  • 억지로먹으면안돼요 2010/12/28 13:14 # 삭제 답글

    윗 분이 영양소를 위해서라도 드시라고 하셨는데 그러다 쓰러집니다ㅠ 차라리 병원에서 링거를 맞더라도, 아무것도 안드시는게 최고예요. 한동안은 속에 편한 음식만 드세요. 꼭 위장안정 취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위장 한 번 방치했다 몇년째 매운거 못 먹고있는 사람이라 남일같지 않아요...
  • 사피윳딘 2010/12/28 13:38 #

    네. 저도 나름대로 위에 편안한 음식들로만 골라먹는 중입니다. 당분간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 maus 2010/12/28 13:26 # 답글

    아아아아 ;ㅁ;... 글을 읽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아아아아....
  • 사피윳딘 2010/12/28 13:38 #

    참 고생했었죠. 정말요... ㅜㅜ
  • 이메디나 2010/12/28 17:41 # 답글

    재앙은 원래 몰려서 옵니다. OTL
  • 사피윳딘 2010/12/29 03:49 #

    그러더라고요.... ㅜㅜ
  • 개미 2010/12/29 06:42 # 답글

    참 기쁘게 주를 맞이해야 할 크리스마스에 재앙신을 맞이하시다니...
    아... 팔자도 기구하여라...
  • 사피윳딘 2010/12/29 06:52 #

    네... 정말 기구한 팔자에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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