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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과 冥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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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윳딘의 아랍 이야기 - 아랍 독재정권의 히잡(니캅) 금지령

사피윳딘입니다.

2010년 프랑스나 스위스에서 히잡 착용에 대한 논쟁으로 떠들썩할 때, 사실 아랍 지역에서도 이 히잡(또는 니캅) 착용문제로 꽤나 시끌시끌했죠. 원래 그 때 이글루스에서도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논쟁에 참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한참 블로그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적..).

하지만, 그 때 제 관심은 프랑스가 아니라 시리아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시리아 출신이기도 하고, 마침 프랑스에서 한참 히잡 착용 금지 열풍이 불고 있을 때, 그 비슷한 시기에 시리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던지라 당연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죠.

당시 시리아에서는 한참 캠퍼스에서의 니캅 금지령이 떨어졌을 시기였습니다. 시리아 고등교육부 관리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극단적인 사상에 치우치도록 놓아둬서는 안 된다" 라는 명분이었죠.

그런데... 사실 이는 어디까지나 명분일 뿐 실제로 노리는 것은 학생들을 "보호" 한다기 보다도 잠재적 "정권의 적" 들을 잡아들이는 것이기 위한 명분 쌓기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죠.

즉, 니캅 금지령을 다른 말로 하면 "쿨타임 되었다. 이제부터 검거 고고!!" 뭐, 이런 뜻으로 보는 것이 아마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 목표가 되는 것이고, 또한 니캅이 금지되면 적어도 여성들에게 강제로 니캅을 씌우는 일은 없어지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만... 사실 노리는 것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만은 아닙니다.

바로, 그 다음 타겟은 "기독교" 니까요. 아시다시피 기독교인들은 니캅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니캅 착용 금지에 대한 여파는 기독교인들에게도 끼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쉽게 알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같은 시기에 통과된 "교회법" 입니다. 이 법에서는 인가된 교회 건물이 아니면 예배를 드릴 수가 없도록 하고 있죠. 이는 누가 보더라도 "기독교", 그 중에서도 "복음주의 개신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아랍 지역에서의 복음주의 개신교 예배는 제대로 된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개신교의 세력은 아랍 지역에서 꽤나 미미한 편이라 건물을 세운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죠.

때문에, 예배는 대부분 가정에서 조촐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때문에 바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아사드 정권이 복음주의 개신교를 견제하기 위해 이 법을 통과시킨 것이죠.

실제로, 이 법 제정 이후, 당시 시리아에서 예정되었던 교회 수련회들이 취소되었고,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갱신이 취소되었으며 많은 개신교 신자들이 법 위반으로 검거가 되었죠.

이는 "복음주의 개신교" 역시 아랍 독재 정권의 입장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 만큼이나 위험한 "반정부 세력" 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에 사피윳딘의 아랍 이야기 - 아랍에서의 선교의 의미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복음주의 개신교가 선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도 행위에 나서고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아랍 세계에서의 개종은 "신앙" 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정치적" 문제니까요.

때문에, 니캅 금지령은 "이슬람의 옛 관습에서 현대적인 사회로의 이행 증거" 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보다는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종교(라고 쓰고 정치집단이라 읽어야겠죠)에 대한 탄압의 전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싶습니다.

시리아를 예로 들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이집트 역시 2009년 알 아즈하르 대학에서의 니캅 금지령 이후에 콥틱 기독교와 다수 무슬림들과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바라크 정권이 이를 방조한 것 같다는 느낌을 꽤 받고 있습니다.... 이이제이라고 할까요? 니캅 금지령으로 인한 다수 무슬림들의 분노를 콥틱 기독교 쪽으로 돌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비록,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서 잠시나마 콥틱 기독교인들과 다수 무슬림들간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좀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만.... 어쨌든.... 무르시 대통령이 과연 어디까지 할까는 아직 좀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뭐, 어느 정도는 음모론적인 이야기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2010년에 프랑스가 공공장소에 히잡 착용을 금지했을 때, 아랍 독재 국가들은 속으로 "요시!! 그란도 시즌!!!(진짜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겠지만)" 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죠.

"히잡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 이라고 외친 이집트 문화장관의 말 속에는 "그러니까, 지금이 반정부 인사들을 쓸어버릴 기회라니까" 라는 말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왜 이렇게 높아보이는지.....

어쨌든 지금은 그 독재정권들도 몰락했거나 몰락하고 있는 상황이니..... 진짜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이 나지만 말이죠.

부디 민주화가 아랍의 뿌리깊은 종교의 정치색이 공존의 빛깔로 물들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좀 많이 불안하긴 하지만요....... (.................)


덧글

  • 死海文書 2012/07/05 15:28 # 답글

    개종이 정치적 문제가 되지 않는 상태까지만 되어도 좋겠지만. 그게 제일 어렵겠죠.
  • 사피윳딘 2012/07/05 15:28 #

    네... 저도 그 정도까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 로리 2012/07/05 18:01 # 답글

    정교분리만 좀 되었으면 하는데.. 참 어렵네요.
  • 사피윳딘 2012/07/05 20:19 #

    네... 참 어렵습니다...
  • 지나가던과객 2012/07/05 18:45 # 삭제 답글

    갑자기 든 생각인데, 저 교회법이 발효되고 난 뒤 한 정교회 신자가 집에서 기도드리다가 시리아 정부에 잡혀가고 그 뒤 갑자기 죽어서 러시아가 열받아 시리아 쉴드를 더 이상 안한다면?

    시리아에 정교회 신자가 있을리도 없지만 그래도 모르니 든 생각입니다.
  • 강철의대원수 2012/07/05 18:50 # 삭제

    시리아기독교가 정교회계열 아녓나요?
  • 사피윳딘 2012/07/05 20:23 #

    지나가던과객님 / 시리아에 러시아 정교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정교는 시리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죠.... 사도 바울 낙마 교회 같은 교회가 현재 러시아 정교가 관리를 맡고 있죠... 즉, 교회법의 적용에 러시아 정교는 별로 타격이 없을 듯 합니다....

    강철의대원수님 / 정교회 계열도 있고 카톨릭 계열도 있습니다. 시리아가 초기 기독교 안티옥 교구 관련이라 대부분의 기독교 종파들이 시리아에 있죠...
  • 2012/07/09 15:4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피윳딘 2012/07/10 14:13 #

    최근 블로깅이 활발하지 못해 광고를 달아도 얼마 안 될 것 같네요..... 나중에 블로깅이 활발해지면 문의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알파캣 2012/12/10 17:41 # 답글

    조금 논지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몇몇 이슬람 국가에선 여성에대한 억압이 아직도 남아있죠..

    전에 히잡을 쓰지 않고 운전을 나갔다 돌팔매를 당해 죽을뻔한 사람도 있었구

    안쓰고 싶은 사람만이라도 안쓰고 다니게 해주면 좋겠어요.
  • 사피윳딘 2012/12/10 19:12 #

    저도 사우디나 이란 같이 강요하는 상황은 그리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사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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