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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과 冥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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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블로그를 안 하세요?

사피윳딘입니다.

열흘 휴가를 얻어 오랜만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일이 너무 바빠 하지 못했던 일들을 열흘 휴가 동안에 다 하려다보니 정말 열흘은 너무 부족한 시간이더군요.

제주도도 다녀오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보고요.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던 분들이 대부분 저에게 하는 말 순위가....

1. 결혼 안 하냐. (뭐, 상대가 있어야)

2. 연애 안 하냐. (이미 죽은 연애 세포를 어쩌라고)

3. 블로그 요즘에는 안 하냐. (.......................)

..... 네, 이거였습니다.

사실, 블로그를 굉장히 좋아했고, 지금도 글 쓰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는데......

언젠가부터 제가 블로그에 대한 열정이 많이 죽어버렸습니다.

특히 요즘 하는 일이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잦다보니 남는 시간에는 무조건 잠을 잔다.... 코스로 가게 되다보니, 예전처럼 주변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마음의 여유가 많이 죽어버렸더군요.

주변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다보니.... 당연히 쓸 거리는 줄어들고, 당연히 글을 안 쓰게 되어버렸죠.

사실 이번에 사람들 만나면서 좀 놀랐던게, "아직도 내 블로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였습니다.

저조차 잊고 있었다... 라고 하면 좀 죄송합니다만.... 네, 사실 잊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맛있는 거 하나하나가 글거리였고, 겪은 거 하나하나가 글거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음식 사진도 안 찍고,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 신경도 안 쓰게 되었죠.

"요즘 바빠서. 글 쓸 시간이 없어."

.... 천만에요. 요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안 가진거죠.

"요즘 너무 몸이 안 좋아서...."

.... 예전에 게임 공략할 때나 하루에 3개 일거리 뛸 때는 지금보다 더 안 좋았죠.....

결론은 하나.

나, 요즘 내 삶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구나.... (........)

.... 네, 이거였어요. 내 삶에서 재미를 못 느끼는데, 당연히 글거리를 찾을 수 있을리가 없죠.

이번 제주도 여행. 사실 푹 쉬자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숙소에서 쉬자.... 그동안 부족한 잠도 채우고..... 에어콘 틀고 푹 자자......

.... 라고 했는데......

폭 to the 풍 여행!!!! (..............)

.... 체력 없는 사람 맞아?

.... 그냥 자고 싶었던 사람 맞아?

.... 산 오르는거 엄청 싫어했던 사람 맞아?

정말 아무 계획없이 갔던 제주도 여행이었는데, 그냥 숙소에서 뒹굴거릴 생각으로 갔던 여행이었는데.....

폭풍 검색에, 지도 확인. 여행 경로 설정. 숙소 결정. 시간 배분까지.

"오늘 어디 여행할 거에요?"

라는 질문에

"숙소에서 그냥 자려고요. 데헷♡."

하는 대신에....

"우도 갔다가 성산 일출봉 둘러보고 오려고요."
"우선 만장굴 갔다가 도보로 김녕 미로공원 가고, 비자림으로 빠지려고요."

마치 미리 계획되어 있던 것처럼 줄줄줄 대답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 물론, 제주도 오기 직전까지도 몰랐던 지명들이었습니다.... (..............)

.... 원래 갈 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네.

근데, 마치 당연한 듯이 여행하고 있는 저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10년 전 이집트에서 봉사활동하고 여행할 때 느꼈던 그 기분..... 다시 느껴봤습니다.

물론, 그 때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돌아다니는 건 무리였습니다만, 정말 오랜만에 즐겁더군요.

그렇게 즐기고 온 후에, 지인들에게 블로그 이야기를 들으니...... 어어?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정말 왜 안 하고 있지?

.... 예전에는 그냥 다 썼잖아?

.... 왜?

이제 내일부터는 열흘의 휴가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또 정신없이 일하겠죠.

모르겠습니다. 이번 휴가에서 얻은 왜? 블로그를 안 하고 있지? 라는 의문을 언제까지 가지고 갈 수 있을지.

.... 근데, 일단 하나는 알았습니다.

블로그는 재미있어야 잘 써진다.

.... 재미있어질 수 있을까요?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 JOSH 2014/07/20 15:17 # 답글

    답.
    늙었다....
  • 사피윳딘 2014/07/20 15:50 #

    ... 그런거죠... 넵.... ㅜㅜ
  • 아니스 2014/07/20 16:11 # 답글

    오랜만에 뵙네요=
    다른 곳 가신 줄 알았습니다.
  • 사피윳딘 2014/07/20 16:24 #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실 옮기려고도 생각했는데.... 아직 남아있네요... 단지 그동안 안 썼을 뿐이었습니다....
  • rumic71 2014/07/20 17:28 # 답글

    삶에 의욕을 못 느끼게 되면 좋다가도 좋지 않습니다(이게 언젯적 표현이야). 어느 외국인이 쓴 글 중에 이런 게 있더군요. 오랫만에 나이 드신 아버지를 만나 뵙고, '뭐 필요하신 건 없으세요?' / '으응... 아무것도 갖고 싶은 게 없구나' 라고 하시더니, 얼마 안 가 돌아가시더라는 겁니다. 위험신호였던 거지요.
  • 사피윳딘 2014/07/21 08:04 #

    네. 뭐, 사실 삶에 의욕을 못 느낀다기 보다는 지금의 생활이 재미가 없는 것이니까요. 이번 여행이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던지라.... 저도 좀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 2014/07/20 19:2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피윳딘 2014/07/21 08:04 #

    네. 감사합니다. 확실히 뭔가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긴 합니다...
  • 기사 2014/07/21 13:05 # 답글

    나이좀 찼다 싶으면 결혼타령하는 한국 사회의 병폐는 여전하군요. 뭐 이건 동아시아 공통이겠지만.
  • 사피윳딘 2014/07/21 19:16 #

    뭐, 하도 많이 들어와서 이제 그냥 그려려니 합니다...
  • rumic71 2014/07/22 16:22 #

    고령임신 고령출산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태어날 자식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니까요. 아예 평생 독신으로 살 거라면 모르지만...(그래서 제가 주변의 결혼압박에 찍소리도 못합니다)
  • 사피윳딘 2014/07/22 22:49 #

    네. 그게 맞죠. 어르신들이 그것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인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거죠. 이미 늦을만큼 늦은지라.
  • 더블B 2014/07/22 09:53 # 답글

    과한 일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야근이랑 주말 출근이 일상생활에도 지대한 영샹을 끼치지만 정신건강에 정말 안좋더라구요
  • 사피윳딘 2014/07/22 22:51 #

    네. 그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일을 다 마친 후의 후련한 느낌을 얻기 위해 일을 하는 타입인데, 이번 회사에서는 그런 후련한 느낌을 얻기 전에 계속해서 일이 쌓여버리니 그 쌓여있는 일로 쉴 때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일이 남아 있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일이 해소가 안 되니까요.
  • 지조자 2014/07/24 12:24 # 답글

    저는 꾸준히 포스팅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에 치이다 보니... 아무래도 포스팅 의욕이 계속 떨어지긴 하더군요.
  • 사피윳딘 2014/07/24 14:09 #

    네.... 저도 이미 의욕이 꽤 사라진 상태인지라... ㅜㅜ
  • 제트 리 2014/10/10 21:18 # 답글

    확실히 인터넷은 여유가 있고 재미있을때 제대로 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연애 결혼 강요를 하는 걸 보면..... 현실을 받아드리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 사피윳딘 2015/05/11 20:36 #

    네. 여유가 있을 때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슬슬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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