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sus.egloos.com

明과 冥의 경계에서

포토로그 방명록 이글루스 로그인




이번 파리 테러와 관련된 단상

사피윳딘입니다.

이제 파리 테러의 배후가 ISIL임이 밝혀졌습니다. ISIL 스스로도 자신들이 파리 테러를 일으켰다고 시인했네요.

이로써 ISIL은 다시 한번 전 세계의 공적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다시 한번 ISIL의 흉악한 테러에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실 이번 테러로 인해 ISIL이 얻은 이득은 꽤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 시리아 내의 일부 군사세력에 불과했던 ISIL이었죠. 물론 이슬람 국가를 천명하였지만, 그들의 세력은 코바니 전투 이후 시리아-이라크 전선에서도 사실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팔미라 점령을 통해 나름 세력을 드러내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까와 모술 사이의 47번 국도가 공격 당하는 등, ISIL의 세력은 퍼져나가기는 커넝 스스로를 지키는 것도 부담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죠.

이를 보여주는 것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시리아 난민의 수입니다. 이렇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ISIL이 최근 점령지역의 남성들을 무차별적으로 징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거든요. 최근에는 징집 연령을 20세에서 12세로 내렸다는 소문이 터키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병력 자원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는 뜻이겠죠.

그 전에는 SNS를 통한 홍보를 통해서 지하드를 주장하며 전 세계에 있는 전쟁 경험이 많은 지하디스트들과 젊은 무슬림들을 끌어들였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달했죠.

그러다보니 ISIL은 점령지역에서 강제 징용을 실시하기 시작했고, 이를 피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많은 난민들이 발생했습니다. ISIL의 징집을 피해 온 가족이 시리아를 빠져나오다보니 난민들이 급증했고, 이것이 유럽 난민 폭증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져나오는 난민들에 대한 ISIL의 태도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ISIL의 기관지 다비끄에에는 시리아를 떠나는 난민들을 비난하는 글을 실기도 했죠. 뭐, 실제로도 수도 라까에서는 ISIL 조직원들이 주민들이 라까를 떠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고, 라까에서 터키로 향하는 도로을 봉쇄해서 탈출하는 난민들은 2시간도 안 걸리는 길을 두고 시리아 서쪽 끝 이드리브를 통해 탈출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죠.

이렇게 안팎으로 정체 상태에 있는 ISIL가 선택한 수법이 바로 테러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최근의 ISIL은 여러모로 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슬람 국가를 내세워 지하디스트들을 모으기는 했지만, 출범 2년 동안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는 것에도 한계를 드러냈었죠.

서서히 ISIL에 대한 지하디스트들의 기대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지하디스트들이 시리아로 향해 ISIL에 합류하는 상황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걸 점령지에서의 강제 징집으로 보충하려고 했는데, 주민들은 ISIL에 징집되느니 차라리 난민의 생활을 택하겠다!! 하고 도망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든 만회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그동안 ISIL이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테러의 장소입니다. 파리 테러와 바로 직전에 일어났던 레바논 베이루트 테러, 앙카라 테러, 그리고 ISIL의 소행이 거의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이집트 항공기 테러까지... 이 모든 테러 장소들의 공통점을 찾자면 바로 시리아 난민들이 주로 도피처로 삼고 있는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거든요.

즉, 테러가 일어난 유럽(프랑스 파리), 레바논(베이루트), 터키(앙카라), 이집트(샤름 엘 세이크) 모두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입니다. 특히 레바논과 터키는 시리아 난민들이 가장 많이 도망친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번 파리 테러범들 중 2명이 시리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던 점이나 그리스에서 난민 등록을 한 이유 역시 이와 관련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합니다. 난민들의 도피처를 공격함으로써 난민들의 피난을 막음과 동시에 난민 속에 자신들이 있음을 부각함으로써 시리아-이라크 난민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 일으켜, 난민들에게 "너희들은 갈 곳 없으니 잠자코 우리 말을 들으라" 라는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어쨌든 이번 파리 테러를 통해 ISIL이 얻은 이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전 세계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함으로서 그동안의 부진으로 인한 지하디스트들의 실망감을 어느 정도 완화하여 다시금 ISIL로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었습니다. 더불어, ISIL을 거부하고 해외로 도망치는 난민들의 도피처를 공격함으로서 전 세계에 시리아 난민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 일으켜 이들이 더 이상 ISIL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이번 테러로 하여금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혐오감을 더욱 불러 일으켜 오사마 빈 라덴 이후, 모든 지하디스트들이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이슬람 VS 비이슬람 구도를 완성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노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슬람 세속주의자들에게 "너희들이 아무리 세속화해도 결국 서구는 너희를 증오할 거다. 그러니 이슬람화만이 유일한 답이다." 라고 주장하고 싶었겠죠.

실제로 ISIL을 직접적으로 적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무슬림들(FSA(반정부군),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 등 ISIL과 적대하고 있는 세력 대부분이 무슬림) (주 : 이전에 제가 이들을 온건 무슬림이라고 적었습니다만... ㅎㅎ님의 지적에 따라 그냥 무슬림으로 정정합니다. 확실히 이 군사집단들이 온건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니까요. 지적해주신 ㅎㅎ님께 감사드립니다) 입니다. 기본적으로 ISIL의 칼리프 따위 일반 무슬림들이 당연히 인정할 리 없으니 당연히 일반 무슬림들은 ISIL에 반발할 수 밖에 없고, 거기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L과 직접적으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거기에 이들은 외부의 지원을 얻고 있기도 하고요.

따라서 반 이슬람 정서가 퍼지면, 이미 외부와 교류를 하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더욱 큰 피해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ISIL이야 이미 전 세계를 적대하고 있으니 반 이슬람 정서로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히 온건 무슬림들일 수 밖에 없죠.

즉, ISIL은 이번 테러로 새로운 병력자원 확보와 동시에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병력자원을 단속하는 효과를 거두고, 이를 통해 서구의 반 이슬람 정서를 보다 깊게 만드는 효과까지. 어쨌든 이번 테러로 ISIL은 정말 상당한 이득을 얻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일을 터뜨리면 서구의 전면적인 공격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사실 미국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실패 때문에 과거처럼 지상군을 투입하여 전면전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지라.... 그래서, 그동안 미국이 해온 조치는 그저 봉쇄 정도에서 그쳤기도 하고요.

이번 테러 이후.... 분명히 미국의 정책에 변화는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그래도 전면 지상군 파견보다는 공습을 추가하거나 비행금지 지역 지정 정도의 조치를 취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ISIL이 더욱 자신있게 나설 수 있는 것이 현재 시리아 내전은 이미 세계 각국의 이권이 맞부딪히는 전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서방과 수니파 아랍 국가들이 지지하는 반정부군과 중국, 러시아, 시아파 국가들이 지지하는 시리아 정부군에 지하디스트들이 지지하는 ISIL, 이 기회를 틈타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쿠르드와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터키까지.... 뭐, 상당히 상황이 복잡하게 꼬인 상황이에요.

예를 들면 쿠르드 같은 경우는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같이 서방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반정부군은 적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쿠르드는 전쟁 이후 이루어진 시리아 정부의 소수 종파 우대정책에 따라 정부군과는 사이가 나쁘지 않죠. 한편 터키의 경우는 반정부군을 지지하지만 쿠르드는 공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는 ISIL을 공격하면서 함께 반정부군도 공격하고 있죠.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니까 말입니다. 더불어 레바논의 히즈불라와 이란군 역시 반정부군을 적대합니다. 한편 서방은 시리아 정부군에 대해 적대적이고, 반정부군을 지지하고 있으며 쿠르드 역시 지원합니다.

이것만 보면 ISIL이 상대적으로 적이 명확한 편입니다. 내키는대로 다 공격하면 되니까요. 물론 알 누스라 전선처럼 손을 잡았다가 적대했다가 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어쩄든, ISIL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복잡한 상황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굳이 공격 안 해도 알아서 ISIL을 적대하는 세력들끼리 전투를 벌여주니까 말이죠.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배후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이란, 터키, 아랍국가들이 어느 정도 합의를 해야 하는데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나올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근데, 여러 국가들이 이를 합의할지는 솔직히 미지수이기도 하고요. 당연히 ISIL은 이 부분까지 계산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지금 상황을 보면, ISIL의 생각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 같아 꽤나 마음이 불편합니다. ISIL은 스스로의 존재를 확실히 드러냈고, 전 세계의 지하디스트들에게 확실히 어필했습니다. ISIL을 가장 적대하고 있는 온건 무슬림들이 서구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도록 전 세계에 반 이슬람 정서를 퍼뜨리는데도 성공했고, 난민들의 도피처를 공격함으로서 시리아 난민들이 빠져나갈 통로도 막았습니다.

이를 해쳐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시리아-이라크 방면의 ISIL의 봉쇄만이 아닌 시리아-이라크의 ISIL의 격파를 통해 전 세계 지하디스트들이 더 이상 ISIL에 기댈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만....

...... 아우우우우.... 그냥 답답하네요..... (.............)

덧글

  • 지나가던과객 2015/11/16 10:05 # 삭제 답글

    유럽과 미국이 손을 합쳐서 난민들을 북아프리카쪽에 보낸 뒤 마샬플랜 수준의 지원을 해서 경제발전을 시키는 방법밖에 없네요.

    그러면 난민문제도 해결되고, ISIL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데.......

    문제는 돈! 돈! 돈이 문제네요. ㅠㅠ
  • 사피윳딘 2015/11/16 10:52 #

    사실 이미 시리아 주변국가인 터키, 레바논, 요르단은 거의 난민 포화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유럽으로 삐져나오는 거죠. 북아프리카 쪽은 아직 정치적으로 그렇게 안정된 곳이 많지 않은지라....

    그리고 사실 ISIL이 프랜차이즈 본사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ISIL 본사를 파산시키지 않으면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로 뻗어나갈 겁니다.. 결론은 ISIL 본사를 없애야 하요... 경제 발전은 뭐 그 다음에 해도 괜찮긴 하죠....
  • daria 2015/11/16 10:13 # 답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무조건적인 이슬람에 대한 증오로 여론이 흘러가는 게 참 보기 불편하고 안타깝습니다. 이런 증오와 폭력의 확산이야말로 저들이 원하는 것이겠죠 ㅠㅠ
  • 사피윳딘 2015/11/16 10:22 #

    사실 직접적으로 ISIL과 맞서 싸우고 있는 군사 세력이 대부분 온건 무슬림이라는 사실이 잘 안 알려져 있으니까요... 실제로 ISIL의 이념에 가장 반대하는 것도 온건 무슬림들이고요.... 때문에 반 이슬람 정서 확산은 ISIL이 정말 원하는 바라고 생각됩니다. 오사마 빈 라덴 이후부터 지하디스트들의 워너비인 이슬람 VS 비이슬람 구도를 현세에 구현하는 것이니까요.
  • Fatimah 2015/11/16 10:32 # 답글

    무슬림 인구가 10억을 넘는 시점에서 비 이슬람 세계 vs 이슬람 세계의 대결 구도를 획책하는 놈들이라니, 만에 하나 실현될 경우엔 차라리 냉전 시기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사피윳딘 2015/11/16 10:38 #

    그러니까 이놈들이 위험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정말 저런 구도가 차려지면 여러모로 세계는 위험해질 겁니다...
  • 설봉 2015/11/16 11:05 # 답글

    어느 정도 적대적 공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서구가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귀찮은 족쇄만 벗어버리면, 대내 정책에서는 이슬람 세력이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소수이고, 국외에서는 국력이 사실상의 x밥들인 이슬람 국가들이 서구를 강제할 수 없으니까요. 즉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 IS로 인한 반 이슬람 여론이 힘을 얻어 중국이나 러시아급 탄압이 이루어지면 서구의 반 이슬람주의자들 입장에선 최선의 대안이고, IS 입장에서는 서구가 다른 대안으로서 남아있을 수 없을 테니. 일단 국내의 이슬람 문제만 해결하면 세계의 이슬람 인구가 얼마든 간에 다 자원팔이 내지는 최빈국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됩니다.
  • 사피윳딘 2015/11/16 11:32 #

    뭐, 그렇게 되면 확실히 세계 3차대전은 일어나겠죠. 설봉님 말씀대로 그렇게 된다면 단순히 이슬람 VS 비이슬람이 되기보다는 서구 VS 반서구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지만요. 적어도 러시아나 중국이 반 이슬람 쪽에 설 가능성보다 반 서구 입장에 설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나 중국은 중동 지역에 놓아둔 이권이 꽤 되는지라 서구가 이슬람을 탄압하면 오히려 이 기회에 중동 지역에 있는 서구의 이권들을 가져갈 절호의 기회일테니 서구 역시 섣부르게 이슬람을 탄압할 이유는 없기도 합니다만....
  • 설봉 2015/11/16 11:34 #

    아니죠.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탄압은 NATO가 군대를 이끌고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해서 세속적 독재정권을 옹립하자는 게 아니라, 서구 국내의 무슬림들을 종교적으로 탄압하자는 겁니다. 이건 지금 중국과 러시아에서 강력하게 진행 중인 사안입니다. 이걸 가지고 여타 이슬람 국가에서 무작정 중러를 적대시하고 있지도 않고요. 이슬람 국가들은 그럴 만한 역량이 없습니다.

    국가의 정규군 간의 전쟁은 벌어질 수 없습니다. 이슬람 국가 중에는 그럴 만한 군사 투사 능력을 갖춘 나라가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유럽에도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 동네, 우리 마을이 아니라 다른 동네에 가서 전투를 할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정도가 전부입니다.
  • 사피윳딘 2015/11/16 12:02 #

    그렇다면 이번 파리 테러 같은 상황은 더 많이 벌어지겠군요. 사실 지금 테러 단체들이 직접적으로 적대하고 있는 가장 큰 세력이 바로 온건 무슬림들인데 유럽에서 무슬림을 탄압한다면, ISIL 뿐만이 아닌 온건 무슬림들도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을테고... 그렇게 되면 ISIL 같은 테러 집단이 더욱 활동하기 편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확실히 ISIL에 동조하는 무슬림들은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더불어, 또 하나. 이슬람 국가들의 정치력을 너무 낮게 보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군사적 역량이야 서구에 비할바가 아니긴 합니다만... 이슬람 국가들이 종교에만 목숨을 건 바보들은 아닙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이슬람을 탄압하고 있다고는 합니다만... 만약 서구가 이슬람을 탄압하기 시작한다면, 자연스럽게 중국과 러시아와 붙겠죠. 이미 나세르가 그랬던 경험이 있고, 사우디의 경우는 유가를 내림으로서 러시아를 압박한 경험도 있습니다. 즉, 군사적으로는 부족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왜? 똑같이 이슬람 탄압하는데? 라고 해도 적어도 대놓고 탄압하지는 않거든요. 만약 서구가 대놓고 탄압한다면 일단 1점 잃고 들어가는 건 확실합니다.

    물론 서구는 그런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지난 911테러 같은 끔찍한 사건 이후에도 이슬람에 대한 직접적인 탄압은 막았던 것이기도 하지만요.
  • 설봉 2015/11/16 12:36 #

    지금은 테러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엇나가는 감이 있습니다만, 서구와 이슬람의 충돌이라는 더 큰 틀로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저는 테러보다는 무슬림들의 동화 거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테러로 1년에 수십 명, 수백 명 죽어가는 건 물론 말할 필요도 없이 끔찍한 비극입니다만 국가 전체의 관점으로 보면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교통사고만 해도 테러로 인한 사망자의 몇 배, 몇 십 배가 사망하고 있으니까요. 이집트나 태국처럼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이 절대적인 국가라면 또 모를까, 남유럽의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인구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특정 민족집단의 동화 거부는 국가 입장에서 심대한 위협입니다. 만약 이슬람을 종교적으로 탄압하면 저도 테러 위협은 좀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테러가 아니라 구조적인 반동화 그룹의 존재거든요.

    그리고 중국의 이슬람 탄압을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지금 서구에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탄압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대놓고'요. 미성년자, 공무원들은 아예 종교 기관에 출입도 못하고, 수염을 기르거나 히잡을 쓴다고 징역 몇 년씩 때리고, 학교에서 이슬람 교리를 가르쳤다고 인민재판식으로 조리돌림하고, 술담배의 판매를 강요(!)하고, 칼도 못 사게 하고, 하여튼 서구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초고강도의 탄압이 벌어지고 있지요.

    만약 이슬람 국가들이 논리를 개무시하고 - 중러가 얼마나 이슬람을 탄압하든 우리는 무조건 서구가 싫어! - 중러에 붙어도 그건 대외적으로 사소한 패널티일 뿐 국내의 비동화 그룹이 다수 발생하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슬람이 주류인 국가들의 국력이라는 건 서구에 비하면 정말로 한 줌에 불과하고, 그나마 유의미한 건 에너지 패권 정도인데 이 패권은 기본적으로 양날의 칼과 같아서 상대를 때리려면 나도 아파야 됩니다.(러시아의 잠가라 밸브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게 말하면 동귀어진을 시전해야 되는데,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느 쪽의 기반이 더 탄탄한지를 생각하면 이슬람 국가들 입장에서는 이건 자살행위입니다. 상대는 아프고 나는 아프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다시 한 번 오일 쇼크를 일으키는 것인데, 셰일 혁명과 국제적인 수요 둔화로 이건 이미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지요.

    서구가 지금 이슬람을 대놓고 탄압하지 않는 것은 이슬람 국가들 따위의 눈치를 봐서 그런 게 아니라, 중도 좌우파들의 나이브한 이슬람에 대한 인식과 대책없는 민주주의, 다문화 타령 때문에 그렇습니다. 식민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아픈 기억과 죄책감, 그리고 이후의 좋은 시절에 대한 향수와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 사피윳딘 2015/11/16 15:09 #

    중국이나 러시아의 이슬람 탄압이 서구의 그것보다야 당연히 훨씬 심하다는 것은 지극히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구르나 체첸 등 정치적인 문제를 내세우고 있지 대외적으로 이슬람을 탄압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들이 적어도 그 점을 모르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이슬람 국가들이 러시아나 중국보다는 아무래도 서구 쪽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 떄문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서구가 대외적으로 이슬람을 탄압하겠다는 것을 공표한다면, 이슬람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서구가 굳이 이런 상황을 유도할 필요는 없고, 때문에 탄압을 하더라도 꽤 조용히 해야 할텐데, 열린 사회인 서구 사회가 과연 이를 끝까지 은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서구가 현재 이슬람을 탄압하지 않는 이유가 민주주의나 이슬람에 대한 나이브한 인식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추가하자면 저는 경제적인 이득도 포함하고 싶네요.

    실제로 처음 이슬람 이민자들이 유럽에 쏟아지게 된 이유도 제국주의로 인한 동화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들어온 부분도 있고, 2차 대전 이후 경제 발전기를 맞이하면서 부족한 노동력을 끌어오기 위해 무슬림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부분도 있으니까요.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은 훌륭한 시장임에 틀림없으니 국내의 무슬림을 대우하는 부분도 있겠지요.

    다만, 이렇게 끌어들인 무슬림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확실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맞습니다. 물론 서구에서 살고 있는 무슬림들 중에는 나름 서구 사회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무슬림도 많이 있습니다만, 문제는 샤리아 도입을 주장하거나, 일부다처제 따위를 주장하는 무슬림들도 있습니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죠.

    때문에 이들이 서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저 역시 당연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건 뭐, 지극히 당연한 말이라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거주하고 있는 나라의 법을 준수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당연히 떠나주는 것이 예의죠.

    다만, 제 경우는 무슬림들은 아예 동화가 안 된다... 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그리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무슬림 친구들이 꽤 많은 편인데 이들이 저한테 이슬람 식의 사고를 강요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예의상 따라하려고 하면 이건 이슬람식일 뿐이니 네가 따라할 필요는 없다면서 막는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무슬림들한테 술 얻어먹은 적까지 있었으니까요.

    물론 사고 방식의 차이는 저 역시 가끔 느끼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의 차이는 한국 사람들한테서도 충분히 느끼고 있는지라....

    뭐, 어쩄든 동화되지 않는 집단에 대한 우려는 저 역시 이해하는 부분이고, 때문에 설봉님의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실질적으로 교통과 문명의 발달에 따라 세계인들이 과거처럼 나뉘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니만큼 이를 해결하는 일의 사회적 비용은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는 굳이 무슬림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겠죠.
  • 별일 없는 2015/11/16 12:04 # 답글

    그냥 제일 쉬운게 과거 이슬람 제국이 했던 타종교인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매겨서 개종을 유도한것처럼 동화를 거부하는 신도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매기는것입니다. 아니면 국가 지원을 다끊어놓아서 아예 정착을 하드코어하게 만든다든지
  • 사피윳딘 2015/11/16 18:52 #

    음. 다시 읽어보니 종교세 매기자는 말씀이 아닌지라 다시 적을께요. (에고. 이걸 난독하면 어쩌 자고)

    사실 저는 무슬림들이 동화를 거부할것이다라는 명제에는 그리 동의하진 않아요. 물론 외국에 살면서 그 나라 실정법을 거부한다면 당연히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무슬림이니 외국에서도 샤리아만 고집할거라는 건 글쎄요.

    물론 그런 무슬림들도 꽤 있다는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저도 나름 무슬림을 꽤 겪어본 편이라 그러는 친구들이 꽤 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게 싫다면 떠나야죠.

    그리고 정착을 어렵게 하는 거야 뭐, 지금도 나름 유럽 국가들이 골치를 썩히면서 묘안을 짜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 덕분에 ISIL 같은 테러 단체들이 그 반감을 아주 잘 써먹고 있긴 합니다만...
  • ㅎㅎ 2015/11/16 12:07 # 삭제 답글

    시리아에서 ISIL과 가장 직접적으로 교전하는건 시리아 정부군 아닌가요? 온건 무슬림이라고 통칭하는 세속시리아반군(거의 무산) + 무슬림형제단 기반의 이슬람 온건/극단주의 반군 + 알누스라(알카에다)는 ISIL이 아닌 시리아 정부군을 주로 공격하고 있는걸로 아는데요? ISIL과 주로 교전하는 집단에서 온건 무슬림이 있나요? 직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쿠르드 YPG외에는 이라크에서 ISIL과 싸우는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민병대인데 이들을 온건 무슬림으로 보는건 맞나요? 온건 무슬림이라고 통칭하시는 어떤 집단이 ISIL과 맞서고 있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ISIL과 적극적으로 교전하는 집단에서 그나마 종교적 성격이 덜한 쿠르드족 외에는 비교적 급진적인 시아파 집단이거나, 아니면 시리아 정부군으로 봐야하지 않나요?
  • ㅎㅎ 2015/11/16 12:09 # 삭제

    온건 무슬림 중에 적극적으로 ISIL에 저항하거나 공격하는 집단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알누스라 전선을 비롯해서 ISIL이나 시리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에 적극 자금지원했던게 카타르나 쿠웨이트, 사우디, 심지어 터키도 포함될텐데, ISIL에 가장 전면 투쟁하는 "온건 무슬림"은 누구인가요?
  • 사피윳딘 2015/11/16 14:35 #

    참고로 제가 온건 무슬림들이라고 한 건, 적어도 ISIL처럼 이슬람 국가를 내세우고 있지 않은 무슬림들을 뜻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세속 시리아 반군(FSA)이나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 등도 포함이 됩니다. 그리고 적어주신 모든 세력이 거의 무슬림이라는 점은 아마 인정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즉, ISIL이 현재 싸우고 있는 직접적인 적들의 종교 분포를 따져보면 확실히 대부분이 무슬림들입니다.

    뭐, 이들이 어디가 온건하냐... 라고 하면 솔직히 온건하지 않습니다만... 특히 하는 꼴 보면 전혀 온건하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이슬람을 싸우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건 아니고 나름 세속화된 무슬림들인지라 온건 무슬림이라고 통칭했습니다. 이전 급진 이슬람 주의와 구분하기 위한 통칭이지 이들이 정말로 평화를 사랑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집단은 아닙니다(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 안 합니다).

    정부군의 경우 알라위파도 있지만, 기독교도 등도 참여하고 있으므로 이슬람 제일주의는 확실히 아닙니다. 이렇게 따지면 나름 이라크 정부군도 온건 이슬람으로 따질 수는 있겠지요. 적어도 이슬람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히즈불라 같은 급진 시아파 군세들은 예외입니다.

    더불어 ISIL 이전에 반군에 지원을 했던 것은 이슬람 국가들도 있지만 서방 국가도 포함됩니다. 때문에 지원을 하면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때문에 무기를 넘겨주는 것을 주저했었고, 결국 이는 FSA와 ISIL이 나뉘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죠. 더불어 FSA와 ISIL이 나뉘고 ISIL이 이슬람 국가를 선포한 이후에는 적어주신 국가들은 ISIL을 명확하게 적대하고 있습니다.
  • ㅎㅎ 2015/11/16 16:48 # 삭제

    정확히 표현하자면, FSA 세속반군 계열은 서방측이, ISIL, 알누스라 전선을 비롯한 이슬람 지하디스트 계열을 이슬람 국가들이 지원했죠. 그러다가 ISIL한테 뒤통수맞은 셈이긴 하지만, 참수와 샤리아 강요를 주축으로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와, 그나마 좀 낳지만 이슬람 극단주의계열이긴 마찬가지인 시리아 무슬림 형제단계열에 이슬람 국가들의 은밀한 지원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 FSA와 ISIL은 처음부터 같은 반군이 아니었고, ISIL과 같은 계열이라고 하면 알카에다 산하 알누스라 전선이죠.

    사피윳딘님의 아랍 관련 글들은 항상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포스팅의 "온건 무슬림"은 아무래도 이슬람 극단주의를 모호하게 ISIL과는 구분해서 뭉게는 느낌입니다. 참수, 학살, 샤리아강요, 기독교도나 이교도 테러는 ISIL만이 아니라 알누스라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지하디스트들이 공유하고 있고,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직을 지지하고 있지 않나요?
  • 사피윳딘 2015/11/16 17:45 #

    확실히 온건 무슬림이라는 표현은 너무 뭉뚱그린 면이 있다고 봅니다. 말씀대로 그냥 무슬림이라고 정정하겠습니다. 저도 현재 시리아의 전투집단들이 온건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니까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말씀대로 사우디등 이슬람 국강의 왕족이나 부유층에서 은밀하게 지하디스트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알 누스라 전선 역시 은밀하게 지원한 것도 사실이죠.

    다만 ISIL의 등장 이후 아랍국가들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는 FSA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랍 지역의 기사들이나 만평들을 보면 FSA의 뒤에 아랍연맹기나 아랍 국가들이 서구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죠. 이는 ISIL이 기존 이슬람 국가를 적대하기에 그렇다고 봅니다.

    그에 반해 알 누스라 전선등의 지하디스트는 말씀대로 예전부터 사우디들 아랍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왔습니다만... ISIL과의 협력 여부에 따라 이게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들을 지원하는 것 역시 아랍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요.

    이런 걸 생각해보면 최근 사우디의 왕위 문제가 조금 걸리긴 합니다. 아직 살만 왕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지라 이들 지하디스트들을 지원하는 국민들에 대한 제제가 그리 확고하지는 않은 것 같으니까요.
  • 파군성 2015/11/16 15:37 # 답글

    애들 과외하면서 들었던 시리아 정치 분위기는 대충 60~70년대 한국에 뽀글이가 승계 성공한 경우였는데 지금보니 한국도 저럴수 있었으려나 싶어서 좀 오싹합니다-_-;
    덤으로 난민들을 유토피아 유럽에서 꿀빨고 싶어하는 양반들로 포장하는데 EU에서 제일 '많이'받은 독일의 난민 유입수랑 자기네도 전쟁판이라 제일 받기 빡센 이라크에 유입된 난민 수도 좀 비교하라고 하고싶고...
  • 사피윳딘 2015/11/16 17:01 #

    사실 가장 난민들이 많이 유입된 나라 대부분 주변 이슬람 국가니까요. 그러다가 전쟁이 길어지고 여러 상황들이 겹치면서 그 난민들이 유럽으로 나가는 상황을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레바논만해도 전 국민 인구의 30%에 가깝게 받았는데 말이죠. 이미 수용불가라 결국 유럽까지 나갔는데요.
  • 빵꾼 2016/06/09 22:26 # 답글

    지구촌 어디에도 총성없는 시간은 몇초나 될까요? 안타깝습니다..
  • 사피윳딘 2016/06/10 09:38 #

    정말 총성 없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댓글 입력 영역


리얼센스위젯